하버드대는 왜 트럼프 행정부의 타깃이 됐나

‘하버드대에 유학생 등록을 금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수’를 두어가며 하버드를 공격하고 있다. 앞서 도합 40억달러 규모(우리돈 약 5조5천억원·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의 연방 보조금·연구 계약을 취소한 데 이어, 이번엔 전체 학생의 약 27%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쫓아내는 전례 없는 조처를 취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하버드대에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주었던 면세 혜택도 박탈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어, 사실상 대학 재원을 모두 말려버리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대학이 아닌 하버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하버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연방정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까지 제기한 첫번째 대학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이 펼쳐 온 디이아이(DEI,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이나 학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빌미로 여러 대학들을 탄압 중인 가운데, 콜롬비아 대학 등 다른 명문대들은 일부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버드는 강경하게 맞섰다.

하버드를 ‘본보기’ 삼아 굴복시키거나 법적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다른 대학들에도 강력한 선례와 압박 효과를 줄 수 있다. 실제로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전국의 모든 대학과 교육 기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정유경 기자 (2025. 5. 23.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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